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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r Bridge
강렬하고 원초적인 정통 하드락과 헤비메틀로 방향을 정조준
얼터 브리지의 전작 [AB III]는 밴드의 제2의 탄생을 알렸다고 할 만큼 인상적인, 전혀 예상치 못한 걸작이었다. 무엇보다도, 바로 직전 해에 기대를 모았던 크리드(Creed)의 재결성 앨범 [Full Circle]이 거의 재앙에 가까운 실패작이었던 것을 상기하면 실로 극적인 대비와 놀라운 반전을 보인 결과물이었다. 그 해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멤버들은 크리드와는 다른 음악을 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실천한 것뿐이라고 언급했다. 즉, 습관적으로 남아있던 포스트그런지 스타일을 완전하게 탈피하고 강렬하고 원초적인 정통 하드락과 헤비메틀로 방향을 정조준했다. 예컨대, 그것은 푸 파이터스(Foo Fighters)가 너바나(Nirvana)의 잔영을 떨쳐내 버렸을 때만큼이나 얼터 브리지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 전환점이었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Cry Of Achilles’와 첫 싱글로 낙점된 ‘Addicted To Pain’, 이어지는 ‘Bleed It Dry’의 초반부 3연타는 스래쉬메틀의 세례를 받은 듯한 압도적인 헤비함을 선사하면서 전작을 통해 획득한 자신감과 의욕이 제대로 발현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멜로디를 최대한 억제하고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헤비니즘은 시종일관 지속된다. 향상된 것은 연주력 뿐만이 아니다. 크리스 코넬 이후 가장 터프하고 매력적인 목소리를 지닌 락 보컬리스트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마일즈 케네디는 근래 선보인 락 앨범의 보컬 중 가히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는 절창을 과시한다.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스캇 스탭이 이 앨범을 듣고 무슨 생각을 할지 문득 궁금해진다. 한창 잘 나가던 시절 독선적으로 밴드를 지배했던 스캇 스탭이 이제는 크리드의 부활을 위해 나머지 멤버들에게 먼저 허리를 굽히고 들어와야 할지도 모르겠다.
FORTRESS
원본 지면 (p.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