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Metallica

베스트 형식의 사운드트랙을 발표한

고종석·p.22-29

메틀리카를 다시 접하며

누구보다 헤비메틀을 사랑했던 어린 시절. 아트락, 혹은 프로그레시브락을 가까이 할 수밖에 없었던 잠시간의 시기가 있었다. 현실적인 상황의 영향으로 헤비메틀 관련 음반은 조심스레 접하게 되었고, 비슷한 계열 중에서 아트락 관련 음악은 그래도 눈과 귀를 충분히 만족시켰었다. 그래서 1980년대 중후반은 헤비메틀 장르 안에 놓인 여느 음반에 손이 가던 것보다 유독 그 계열 음반이 눈에 띄던 시절이었다. ‘빽판’이었지만 원반 못지않게 훌륭하게 보였던 디자인과 로고, 그리고 이상하게 끌렸던 그 음반들에 흥분하던 당시. 어느 날 청계천의 낯익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숱한 유혹을 뿌리치고서 구매하게 된 메틀리카(Metallica)의 1, 2집이 떠오른다. 어떤 영향보다도, 조심스러움도, 그리고 망설임도 없이 집에 돌아와 그 음악을 들었을 때의 전율이 온 몸에 감겨왔던 기억. 그 벅찬 감동의 기운 뒤에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왜 내가 이제야 이들의 음악을 듣게 된 것일까”라는 죄책감이었다. 메틀리카의 음악은 이후 아쉬움을 넘어서 더 큰 환희로 함께 해 나왔다. 전율처럼 휘감기던 그 환희는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커다란 행복이었다. 그러나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엄밀히 특정한 어느 시점부터 그들의 음악은 그 당시 저리게 각인되었던 정의감이 들지 않는다. 일편 그들을 향한 진심어린 응원과 바람은 더 크게 자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메클리카를 기억하는 대한민국

수많은 헤비메틀의 명장들이 기록되고 기억되고 있다. 그들이 펼친 연주와 담아낸 음악은 불멸의 산물로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시대를 넘어섰고, 앞선 시대를 미리 예측했던 그들의 음악은 과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숭고한 아름다움까지 담겨져 있다. 그들이 흘린 땀방울은 새로운 생명의 젖줄로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그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서 숨을 쉬고 있음은 생면부지의 관계 속에서도 커다란 위안과 기쁨으로 간직되고 있다. 지난 9월 말 신보이자 라이브앨범, 정확하게 영화의 사운드트랙 [Metallica Through The Never]를 발표한 메틀리카는 앞 선 표현으로도 부족할 수 있는 헤비메틀의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그룹이다. 이들이 행한 모든 것은 역사로 기록되었으며, 이들이 남긴 음반은 헤비메틀 역사의 커다란 유산으로 여전히 깊은 호흡을 이어 나오고 있다.

지난 1998년 메틀리카의 첫 번째 내한 공연 당시 대한민국 서울 땅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의 공간이었다. 그 기쁨은 메틀리카가 무대에 등장하자 그들을 압도했던 수많은 관객의 엄청났던 환호로 이어졌다. 메틀리카는 기대 이상, 아니 상상할 수 없었던 대한민국 관객들의 열정에 이틀간의 공연동안 최상의 연주로 답했다. 1998년 첫 번째 내한 공연 직후 “반드시 한국에 다시 돌아와 공연을 하겠다.”는 공언을 했던 메틀리카. 이들은 한 동안의 고통과 시련의 시기를 지나 2006년 새로운 베이시스트를 영입한 가운데 두 번째 내한 공연을 갖았다. 스래쉬메틀의 기운은 사라진지 오래였던 그 때, 메틀리카의 저력은 여전했다. 수많은 관객이 예매를 완료했고, 노을 진 강가를 걷는 듯 위태했던 메틀리카의 건재를 확인하고 싶은 이들도 적잖게 공연 현장에 자리했었다. 이후 2013년 이들은 세 번째 내한 공연의 시간을 갖았다. 지난 8월 지난 공연과 같이 여전히 잠실벌에 나선 메틀리카. 이 날 현장은 메틀리카의 전성기에 준해 어린 연령대인 10대 이하의 청소년들과 그 청소년들의 시기를 메틀리카 음악과 함께 성장해 나왔던 3,40대의 관객들이 한데 어우러져 메틀리카의 음악에 함께 열광할 수 있었다. 이제는 스래쉬메틀, 헤비메틀의 화신이 아닌 대중을 이끌고 대중적인 음악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메틀리카. 이들의 다음 단계에 무엇이 들려지고, 보여질지 여전히 기대된다.

메틀리카의 흐름과 현재

스래쉬메틀계의 4대 거장에 손꼽히며,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밴드로 평가받고 있는 그룹 메틀리카. 현재까지 정규앨범 9장을 발표하며 헤비메틀 그룹임에도 그래미 어워드를 7번이나 수상했고, 락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으며, 전 세계적으로 통산 9,500만장 판매고를 기록한 밴드가 바로 메틀리카이다. 2003년에는 ‘MTV Icon’에 선정되어 출연했으며, 대한민국에서는 1998년 4월 24일, 25일과 2006년 8월 15일, 2013년 8월 18일 내한공연을 성공리에 마친바 있다. 가장 성공한 헤비메틀 그룹임에도 5년이 넘도록 정규 앨범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즈음, 수많은 헤비메틀 매니아들은 이제 메틀리카의 음악적 침체와 변화에 크게 상관하지 않는 듯하다. 그럼에도 천하의 메틀리카마저 깊은 수렁에 빠져 방황하던 시기는 아직도 적잖은 궁금증을 낳고 있으며, 음악사적으로도 큰 손실의 시기로 분류된다.

메틀리카의 아픔은 클리프 버튼(Clifford Burton)의 죽음에서 시작되어 제이슨 뉴스테드(Jason Newsted)의 탈퇴를 전후해서 극에 이르렀다. 그러나 메틀리카의 오랜 내적 트라우마는 데이브 머스테인(Dave Mustaine)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이 더 분명한 사실이다. 데이브 머스테인이 떠난 후 메틀리카는 승승장구의 길을 걸어 왔지만, 쫓겨난 데이브가 메가데쓰(Megadeth)를 결성해서 이를 악물고 뒤쫓았던 현실의 애증은 메틀리카에게 무시할 수 없는 스트레스로 쌓여왔다. 그리고 메가데쓰는 비교할 수 없는 음악적 요소와 특정 시점에서 메틀리카를 능가하는 찬사까지 얻어냈었다. 결국 메틀리카는 오랜 동안 데이브에 대한 일면의 안타까움, 클리프의 죽음에 의한 메틀리카의 성공 뒷면에 담겨진 어두운 그림자를 통해, 그리고 영원히 함께 할 거라 믿었던 제이슨의 탈퇴로 인해 더 큰 아픔과 그에 따른 여백의 시간을 거쳐야만 했다. 1986년과 2001년, 모든 위기의 시작과 끝은 제이슨 뉴스테드에 의해서 시작되었고 다시금 완결되었다. 제이슨 뉴스테드가 자신의 그룹 뉴스테드(Newsted)에 박차를 가한 2013년, 이들은 동떨어진 관계 속에서 변화된 애증을 통해 음악적 동반을 시작했다. 메틀리카와 메가데쓰, 그리고 뉴스테드. 이 연관된 세 그룹의 앞으로의 흐름이 흥미로운 것도 사실이다.

메틀리카가 갖는 음악사의 역할과 의미

성공적인 평가를 얻어낸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2013’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메틀리카의 무대였다. 한국과 특별히 인연이 깊었던 그룹 메틀리카는 국내 뮤지션들에게도 영향력이 컸던 집단으로 음악사적으로 헤비메틀의 새로운 정석과 사조까지 완성해낸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장 완벽한 헤비 사운드와 인간이라면 누구나 흥분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탁월한 작법과 멜로디, 그리고 서정미까지 선보여 오고 있는 아티스트가 바로 메틀리카이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어느새 레드 제플린(Led Zeppelin)과 딥 퍼플(Deep Purple) 등 대그룹의 잔영을 넘어섰으며, 이제는 살아 움직이는 하나의 역사가 되었다.

2009년 10월 29일과 30일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락큰롤 명예의 전당 25주년 행사를 기념하는 공연이 열렸다. 이 날 무대에 섰던 메틀리카는 선배 뮤지션 루 리드(Lou Reed)와 함께 명곡 ‘Sweet Jane’을 연주했다. 2011년 초 메틀리카의 기타리스트 커크 해밋(Kirk Hammett)은 “루 리드와 메틀리카의 콜라보레이션 앨범 제작이 시작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메틀리카는 루 리드와의 공동 작업으로 완성된 [Lulu] 앨범을 발표했다. 2008년 [Death Magnetic] 앨범 이후 3년만의 스튜디오 앨범이었다. 2년이 흐른 2013년 11월, 대한민국의 여러 극장에는 메틀리카의 깃발부대라도 등장할 기세다. 한국을 다녀간 지 세 달 여 만에 이들은 극장에서 보면 더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는 뜻밖의 신보를 내놓았다. 비록 정규 앨범이 아닌 라이브 앨범이지만, 이번 앨범은 기존의 라이브 앨범과는 다른 형식을 띈다. 이들이 주연한 영화의 사운드 트랙을 담은 영상미가 가미된 생생한 공연 실황이다. 영화의 타이틀은 중기 메틀리카의 명곡 ‘Through The Never’를 그대로 차용했다. 최근 메틀리카가 발표한 라이브 앨범은 슬레이어(Slayer)와 메가데쓰, 앤쓰렉스(Anthrax)와 함께 했던 역사적인 라이브 실황 앨범 [The Big Four: Live From Sofia, Bulgaria]였다.

메틀리카는 특정 시기 이후 자신들을 위한 승화의 기록물이 필요했다. 로버트 트루히요(Robert Trujillo)의 가입을 전후했던 시기 발표되었던 다큐멘터리 ‘Some Kind Of Monster’로 다소 실추된 이미지의 쇄신 역시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표된 메틀리카의 신보 [Metallica Through The Never]는 20세기말과 21세기 헤비메틀의 총체적인 성장을 이끌었던 그룹의 라이브와 사운드트랙의 형식을 빌린 베스트 앨범이라 할 수 있다.

메틀리카의 음악을 들으며 상상했던 모든 것이 담겨진

영화 'Metallica Through The Never'

2012년 8월 캐나다의 밴쿠버 로저스 아레나에서 진행된 영화 ‘Metallica Through The Never’의 촬영을 겸한 공연은 무대에서 전달되는 에너지가 엄청나다. 전체적으로 직사각형의 커다란 좌우 대칭의 모형으로 꾸며졌으며 마치 거대한 우주 함선 안에 놓인 무대와 같다. 공연장 바닥에 깔린 LED 조명은 스크린의 역할까지 담당했다. 그리고 무대 중앙에 위치한 라스 울리히(Lars Ulrich)의 드럼 세트를 축으로 [...And Justice For All]의 자켓에 등장했던 ‘심판의 여신(Lady Justice)’의 동상이 위치해 있다. 이는 이번 영화의 콘셉트와 잘 맞아 떨어지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전문 공연장인 아레나 공간에 시스템을 세팅했기에 사운드의 풍성함은 그 어느 메틀리카의 공연 사운드보다도 맛깔스럽게 담겨져 있다. 한 마디로 메틀리카의 음악을 들으며 상상했던 모든 것이 담겨진 영화다.

영화 ‘Metallica Through The Never’는 메틀리카의 라이브와 극 영화를 결합한 형태의 작품이다. 이번 영화를 연출한 님로드 앤탈(Nimrod Antal) 감독은 LA 출생으로 ‘아트 센터 파사데나’에서 영화 과정을 수료한 감독이다.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역시 메틀리카의 전체 멤버들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극중 역동적인 연기를 펼친 주연 배우는 2014년 개봉 예정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 출연한 데인 드한(Dane DeHaan)이 담당했다. 영화의 스토리는 매진된 메틀리카의 투어 공연장에서 스텝으로 일을 보던 주인공 트립이 긴박한 임무를 가지고 공연장 외부로 나가게 되면서 펼쳐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간단한 과제처럼 보였던 임무는 예상하지 못한 초현실적인 상황으로 바뀌게 되고, 그가 맞이하는 여러 사건들은 결국 메틀리카의 성공적인 연주와 무대 엔딩으로 이어진다는 내용이다.

메틀리카의 새로운 베스트 앨범으로 기록될

사운드트랙 ‘Metallica Through The Never’

이번 메틀리카의 영화 ‘Metallica Through The Never’ 사운드트랙 두 장에는 총 16곡이 수록되어 있다. 눈여겨 볼 점은 메틀리카의 역대 3명의 베이시스트와 관련된 부분이다. 클리프 버튼 당시의 곡이 7개, 제이슨 뉴스테드 시절의 곡이 7개, 로버트 트루히요 가입 이후 곡이 2개 수록되어 있다. 메틀리카의 최전성기라 할 수 있는 [...And Justice For Aall]과 [Metallica]까지의 초중기 앨범에서 13곡을 세팅했다. 메틀리카 음악이 갖는 극적인 카타르시스는 사운드 외 감성적인 부분에서도 역시 클리프 버튼과 제이슨 뉴스테드라는 명 베이스트가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부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메틀리카의 ‘Metallica Through The Never’ 사운드트랙이 의미 있게 시사하는 점은 ‘메틀리카’라는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해진 음악 상품을 영화로 실어냈다는 점에 있다. 음악을 기초로 하는 영화에서 기본적으로 시나리오와 밴드의 음악이 잘 조합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메틀리카의 팬이라면 극의 스토리를 배제한 채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의 리스트만으로 충분한 상상력을 이을 수 있다. 그리고 수록곡은 역시 극의 전반적인 흐름에 잘 배치되어 상상 이상의 결과를 담아내고 있다. 더해서 컨트롤이 불가능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제3의 조연인 관객들의 반응과 호응은 역시 이번 사운드트랙의 성공을 가능하게 한 기본적인 요소였다. 제임스 헷필드(James Hetfield)와 라스 울리히는 “평균 신장을 가진 우리 멤버가 3D와 아이맥스(IMAX) 화면을 통해 엄청난 건물 크기로 보여줄 수 있는 색다른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니 짜릿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그 어느 공연보다 집중된 연주를 담아낸 메틀리카의 멤버들. 여러 상황에 맞는 연기까지 가미된 메틀리카의 액션은 분명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에 주연으로 등장할만한 가치를 보여줬다.

잠실 주경기장에 모인 4만여 명의 관객을 아무런 반주도 없이 1분 여 동안 합창으로 이끌었던 메틀리카. 여전한 헤비메틀의 패왕, 21세기 팝음악의 분명한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메틀리카. 이번 [Metallica Through The Never] 앨범은 메틀리카에게 음악 내외적으로 새로운 접근법과 제작의 틀을 보여줬다. 메틀리카는 이제 그들만의 정공법으로 다시 돌아올 충분한 시간과 여유까지 마련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정제되고 진화될 메틀리카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 본다.

METALLICA THROUGH THE NEVER

Disc One

원본 지면 (p.22-29)· 8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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