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REPORT
Duran Duran
80년대 뉴웨이브 신쓰팝 스타의 두 번째 내한공연
지난 4월 17일 저녁 8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듀란듀란의 내한공연이 있었다 사이먼 르봉(보컬), 닉 로즈(건반), 존 테일러(베이스), 로저 테일러(드럼)로 다시 뭉친 이들은 Red Carpet Massacre' 신보 홍보를 위한 루어의 일환으로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등을 거쳐 서울에 온 것이다 이번 내한 공연은 지난 89년 이후 꼭 19년만의 일이기도 하다
[사진: 듀란듀란 공연 사진, 멤버들 무대 위 연주 장면]
듀란듀란만의 뛰어난 리듬감, 사운드 조형미. 세월이 흘렀어도 그들의 간지'는 여전했다.
80년대 최고의 스타 중 하나인 듀란듀란인 만큼 공연장 주변에선 30~40대 이상으로 되어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듀란듀란이 전성을 구가하던 때 10대 후반에서 20대의 나이였던 그들이 이젠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되어 다시 공연장에서 젊은날의 우상과 함께 추억을 되씹으며 하나가 되었다.
공연은 예정시간보다 거의 30여분 가량이나 지나서 시작되었다. 사이먼 르봉과 존 테일러가 무대 중앙 쪽에 등장, The Valley , Hungry Like The Wolf , Planet Barth' 등을 차례로 연주하며 80년대의 전설의 스테이지가 재현되었다.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이들의 의상이었다. 넥타이를 맨 블랙 셔츠의 우아한 세련미에 멤버 각자의 이니셜을 하나씩 새겨 넣어 자유롭고 역동적인 포인트를 준 캐주얼한 감각의 혼합, 개인적으로 무척 선호하는 류의 패션이다보니 공연 내내 내 시선을 떠나지 않았다. 나중에 관계자에게 알아보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디자인한 의상이라고 했다.
20여년이란 시간의 흐름이다보니 비록 메이크업을 화사하게 했음에도 멤버들의 얼굴에선 세월의 무게를 숨길 수 없었다. 사이먼 르봉은 전체적으로 살이 쪘고 특히 아랫배가 많이 나왔다. 그럼에도 비교적 젊은 시절의 음색을 상당 부분 잃지 않은 노래를 하고 있었다. 사이먼 옆에서 자주 호흡을 맞춘 존 테일러는 주름살이 눈에 띄게 많아져 상대적으로 좀더 늙어보였다. 하지만 듀란듀란만의 그 뛰어난 리듬감, 사운드 조형미 등은 여전히 그의 손을 중심으로 컨트롤되었고 가끔 날쎈 초퍼 실력도 유감없이 들려주었다. 닉 로즈의 입체적 색감의 건반 서포트도 역시 듀란듀란다운 것이었다. 뒤에 있는 로저 테일러의 드럼도 존 테일러와 보조를 맞추며 '듀란듀란표 리드믹' 의 쌍두마차로 쌩쌩 달렸다. 사이먼은 입으로 '피리리릭', 피리리릭~' 하며 암시만 주었는데에도 관객들은 그것이 The [Reflex® 인줄 금새 알아차리고 듀란듀란이 그 곡을 연주하기 이전부터 함께 열렬히 환호했다. 물론 많은 관객이 일어서서 이 빅히트곡을 몸으로 즐겼다. 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듀란듀란의 간지'는 여전했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듀란듀란의 내한공연을 개최한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반가움보다 걱정이 앞섰다. 올림픽홀과 같은 중간 사이즈도 아니고 약 1만5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규모이다보니 과연 왕년의 스타가 그만큼 관객동원력에 있어서 폭발적일 수 있을까라는 회의 때문이었다. 결국 이날 공연장의 관객은 약 6,000~6,500여명 정도. 썰렁해 보일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장내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한가지 불만이라면 공연장 내의 과잉 경호다. 특히 2~3층 쪽에서 그런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검은색 정장을 한 이들 현장 요원들은, 흥이 나 일어서서 즐기려는 관객에게 플래시를 비추며 앉으라고 고압적인 자세를 취했다. 공연 중반으로 접어들며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와중에 관객들이 공연에 몰두하며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즐거움의 표출임에도 경호요원들은 마치 필요이상의 공중도덕을 강요하는 것으로까지 보였다. 더욱이 이들은 현장 질서 차원에서 쉴 새 없이 돌아다니다보니 관객들 시야를 방해하는 주요소로도 작용했다. 멋진 공연이었다는 이유 만으로 설레이며 공연장을 나오기엔 아쉽고 불쾌한 부분이었다.
원본 지면 (p.94)